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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국내 통신 시장의 '메기'가 될 것인가?

DevMonster 2023. 1. 27. 20:00

국내에서 5G 요금제 사용자 수는 2022년 기준 2,700만명이다. 이는 기대치였던 3,000만명을 하회하는 수치이다. 분명 5G 서비스는 빠르지만, 이동 중이나 지하철, 수도권 외곽지역에선 LTE로 잡힌다.  원활하지 않은 5G 서비스 때문에 LTE 우선모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5G는 2019년 4월에 최초 상용화 수년이 지났지만 왜 아직도 불안정한가? 그리고 5G 초기 통신사들이 이야기했던 LTE 대비 20배의 속도는 어디로 갔는가? 가장 큰 원인은 통신 3사의 저조한 5G 기지국 의무 설치 이행률이다.

 

이동통신 사업자 주파수 할당현황

 

국내 5G 대역은 Sub-6Ghz와  mmWave(24~100GHz)로 나뉜다. 주파수가 커질수록 같은 시간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가 증가한다. 이는 전송속도와도 연관된다. 다만, 주파수가 클수록 파장은 짧아지고 투과성이 낮다. 예를 들어, 원고지의 격자 한 개를 주파수라고 생각해 보자. 격자가 많아질수록 적을 수 있는 글자 수는 늘어난다. 하지만, 늘어난 격자만큼 크기는 작아진다. 격자의 크기가 작아지면 멀리서 보기가 힘들다. 이처럼 mmWave에서는 Sub-6Ghz보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지만, 멀리까지 전달이 되지 않아 기지국을 더 많이 설치해야 한다. 5G 초기에는 mmWave가 지원되는 단말과 서비스가 적었다. 그래서 Sub-6Ghz 5G 기지국과 기존 LTE 기지국을 동시에 사용하는 NSA(non-Stand Alone) 사용했다. mmWave 단독으로 사용하는 SA(Stand Alone)에 비해 지연 시간이 크다. 또, NSA의 경우 단말에서 LTE와 5G 기지국을 동시에 연결하다 보니 배터리 소비와 발열이 SA 대비 크다. 아직은 4.5G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진짜 5G’ 시대가 되려면, 통신사의 mmWave 기지국 설치가 중요하다. 통신 3사에서 5G를 홍보할 때 mmWave 기준으로 광고하고 충분한 기지국 설치를 정부와 약속하고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통신 3사는 잘 이행했을까? 5G 주파수(3.5GHz, 28GHz)에서 15,000대의 의무 구축 수 중 약 10% 정도만 이행했다. 이 결과 KT와 LGU+는 28GHz 대역 회수, SKT는 6개월 단축되었다. 통신사들이 홍보에 열을 올렸던 mmWave 대역을 포기하면서 ‘진짜 5G’는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 통신사 입장에선 5G 설비 투자를 아끼고 바로 6G로 건너 뛸 요량으로 보인다. 이 와중에 망 사용료 논란으로 여론 역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스타링크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스타링크는 국내 통신사의 협력자이자 잠재적 대안이 될 것이다. 스타링크는 2023년 2분기 국내 시장 진출 예정이다. 참고로 국내에서 유일한 위성통신 사업자는 KT Sat이고, 보유 위성은 5대다. 스타링크가 2022년 12월 기준 약 3,300대이니 엄청난 규모 차이다. 스타링크는 지난 5일 과기정통부에 기간 통신 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2월 이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필자의 예상은 두 가지다.

  • 국내에 스타링크 법인을 설립해 KT와 LGU+에서 회수한 28GHz 대역 중 하나를 할당받아 직접 서비스한다.
  • 공급망 계약을 통해 국내 통신사 마크를 붙이고 스타링크를 판매한다.

세간에선 후자에 무게가 쏠리지만 필자는 전자의 그림이 선택될 것 같다. 정부는 테슬라의 아시아 기가 팩토리 유치에 힘을 쏟고 있고, 2026년 6G 시범 서비스를 추진한다. 6G에 위성통신 기술이 표준에 포함되었고, 경쟁자가 없던 국내 통신 사업자에 메기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여기에 국제적으로 망 사용료 free를 선언하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 회사들이 국내 통신사에서 스타링크로 갈아타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다.

 

하지만, 스타링크가 국내에 진출하더라도 기존 국내의 광케이블로 촘촘히 연결된 네트워크를 대체하는 것은 현시점엔 불가능하다. 속도나 가격 측면에서 아직은 경쟁상대가 아니다.  스타링크의 가격은 일본 기준 하드웨어 35만원, 월 이용료는 6만원 수준이다. 속도도 다운로드 100Mbps, 업로드 10Mbps 정도로 빠르지 않다. 초기엔 위성 통신을 이용해야 하는 항공, 선박 그리고 도서지역이나 통신망 설치가 어려운 음영지역에 먼저 서비스될 것이다. 하지만,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실현되고 위성과 발사 기술이 발전하면 지방 도시부터 스타링크로 교체될 것이다. 참고로, 항공기에서 위성 발사하는 기술, 발사체 역추진 기술로 위성 재활용하는 방안이 계속 연구되고 있다. 필자는 국내 통신 시장에서 스타링크가 한 축으로 자리 잡는 시점을 6G가 상용화될 2030년으로 본다.

 

일론 머스크 입장에선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파이를 나눠 먹는 것보다 야금야금 땅따먹기 하는 것이 장기적 안목에서 좋지 않을까? 처음엔 국내 통신사의 음영지역이나 도서지역 등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방향으로 진입해 주객전도가 될 것 같다. 한 명의 소비자로서 스타링크의 행보와 정부의 결정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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